사진/풍경2013. 1. 25. 15:41



- 2013. 01.  -

양평 두물머리


Sony NEX-5 + SEL 18-55mm



무엇하나 온전히 놔 두는 법이 없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곳엔 '연'과 '부들' 몇 포기와 더불어 얽히고설켜 구겨진 채 자라던 '잡초' 수북한 작은 연못 하나가 있었는데, 그 작은 크기가 차마 아쉬워 둘레를 따라 낮은 울타리도 두르고 오리도 몇 마리쯤 넣어서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한 볼거리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었다.


알려진 바에 비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양평 두물머리엔 그런 소박함이 있었고, 인공물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장소가 작으면 작은 만큼 느껴지는 감정의 밀도가 짙어서 좋았다.


비록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닐지라도 혼자만의 것인 양 숨겨두고, 마음이 허전할 때면 때때로 혼자 찾아와 위로받곤 했는데, 그런 은밀함을 즐기기엔 달랑 느티나무 한그루의 작은 마당 하나면 족했던 것이었다.


그런 소박함이나 은밀함, 좁은 마당에 옹기종기 모인 이들이 있어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어떤 감정의 공유 등..., 은 이젠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달라져 버린 두물머리를 바라보면서 뭔가 또 하나 빼앗기고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이 앞서는 것은 나 혼자만의 감정일까?

 

뭔가 닦고 문지르고 각 잡아서 반듯하게 펴지 않으면 품격없고 온전해 보이지 않을 행정가님들 보다 말 없는 다수 시인묵객들의 존재가 더 그리운 날이다. 


Posted by 달마곡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