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족2012. 5. 8. 01:00



- 2012. 04. 23 -

오남리 수사골


"어머니,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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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산소를 이장하던 날, 60여년과 30여년 만에 잠깐 세상 밖으로 나오신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뵙기 위해 두 분 자매가 함께 하셨다. 올 해로 만86세인 어머니와 13년 터울 아래이신 이모님.


지금은 허물어 없어지고 빈터가 되었지만, 당신들께서 태어나고 자라셨던 고향집 터를 둘러보시는 어머니와 이모님의 새삼스러울 것 없다는 듯 애써 덤덤한 그 표정은, 그 당시 모든 혼인한 여성들이 그러했듯이 출가외인(出嫁外人)으로서 오로지 지아비와 자식들 뒷바라지만을 숙명처럼 여기고 살아야 했던 세월의 간극만큼이나 깊은 회한에 다름이 아니었으리라.


그래도,

다시 먼 길을 떠나실 두 분께 몇 푼 노잣돈을 올리고 천상 자식일 수 밖에 없는 모습으로 곱게 절을 올리시는 어머니께도 (나는 그 사실을 잊고 있었지만..) 어머니가 계셨다.


Posted by 달마곡차